아, 어제는 괜히 갔다. 대한문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에 그냥 돌아섰어야 했는데, 괜히 갔다. 전경들이 둘러쌓인 광장에서 열린스윙과 재즈음악이라니. 이게 내가 좋아하는 재즈이고 내가 좋아하는 스윙? 이건 뭐, 제3세계 정치후진국 관제스윙 쯤? 그래도 명색이 나라의 수도에서 주최하는 음악회인데, 스피커 봐라. 음질이 아주 후덜덜 하시다. 게다가 사회자가 마지막 인사말은 영어로 날려주신다. 이 대목에서 픽~ 웃음이 절로. 이건 뭐 3류, 3세계 아주 딱이다, 딱!
애초에 시청광장에 잔디 깐거 부터 문제야. 광장에 잔디라니. 공모작으로 당선된 설계도는 엇따 팔아먹고 잔디를 깔어?! 근데 얼마전부터는 한쪽 옆, 그러니까 정확히는 대한문을 바라보는 쪽 방향, 그러니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통로쪽에 화단까지 조성하셨더라. 그래, 잔디에 화단에 아주 잘 어울린다. 저쪽 대한문 앞에는 뭔지 모를 조그마한 집회가 열리고 있는데, 그런 구질한 거 보지 말라고 친절하게 전경버스로 차벽까지 만들어 줬더라. 아늑하게. 애쓴다. 문화와 예술이 있는 서울광장...
여기저기서 스윙곡이 너무 적어서 아쉽다, 낙였다 한다. 그 두 곡 내내 마음이 불편했는데. 저 한쪽 구석에서 집회하는 사람들은 광장을 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을까 내내 불편했는데. 전경과 전경차가 둘러싸고 있는 광장에서 열린스윙이라니. 이게 무슨 열린스윙이야. 닫힌 스윙이지. 어디 나와서 놀 곳 없는 게 현실이다 보니, 열린스윙 좋아라 하는 건 이해하겠는데...
그래, 안다. 스윙댄스와 상관없는 전경차쯤이야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거 안다. 오로지 스윙 하나로 즐거울 수 있다는 거 안다. 나도 그랬으니까. 남 즐겁게 노는 데 초치면 안된다는 것도 안다. 스스로 즐거워하는데, 내가 뭐라구. 그래서 지금 후회해. 차라리 그꼴 보지 말고 그냥 돌아섰어야 하는 건데.
나 요즘 일 바쁘다는 핑계로 스윙 놓구 있지만, 사실은... 내가 갖고 있던 느낌. 커뮤니티랄까 스윙 공동체의 느낌, 6개월동안 미국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니며 스윙 여행을 하게 만든 느낌, 스윙댄서라면 그냥 반갑고 좋고 하는 느낌, 이제 이런 느낌... 프랭키'95 뉴욕에서 노무현 서거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아니 그 한참 전에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사람이 타죽을 때 부터. 그까짓 거 뭐라구. 그냥 춤일 뿐인거.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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